깨달음2009. 6. 24. 17:06

지난주 수요일 갑자기 여권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빠 죽겠는데 여권은 무슨놈의 여권하며 사진을 찍고 도청을 방문해 신청을 했지요,.
신청하며 이번기회에 저의 영문 이름을 바꿔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덤벼(?)들었습니다.

YU -> RYU
1994년 여권을 처음 만들때 착하게도 우리 여행사(여권대행)에서 나의 가장 중요한 이름중 성을 'YU'로 정해버렸다. 그당시엔 뭐 이런거야 별거 아니지 싶었다.
그런데 2007년 헌법재판소에서 두음법칙에 의해 류를 유로 강제하는 것은 위헌이란 판결이 내려졌고 나도 호적 정정신청을 통해 유OO에서 류OO으로 성 변경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젠 YU가 RYU가 되어야 했던 것이다. 나는 문화 류씨 33대손이다.

일단은 도청에 전화를 걸어 여권 만들기위한 준비물을 체크했습니다. 사진, 신분증, ..., 기타등등 이때 사전파악, 저의 영문이름을 바꾸고 싶다는 뜻을 전했죠

상담원 : 영문은 바꿀 수 없습니다!!

간단하더군요. 그럼 그렇지 예전에 2번째 만들때도 못바꿨는데 지금이라고 별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체념하고 도청에 갔습니다.
안내데스크에 갔더니 친절하게 신청서 작성법을 말씀해 주시더군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또 물었습니다.

저 : 영문이름 바꾸고 싶은데요?
상담원 : 바꿀 수 없습니다.!!

또다시 돌아오는 메아리...ㅎㅎ
포기하고 시키는 데로 작성하고 접수창구로 가서 대기하고 있는데, 접수하시는 분이 대뜸

접수자 : 영문이름 바꾸려면 각서 써야 하는데요?
저 : 네?(이거 웬 자다가 봉창 두두리는 소리?) 다들 안된다고 하던데요?
(유추해보건데.. 과거 여권 이름엔 유OO인데 현재의 이름이 류OO이라서 접수자가 바꿀것 같다고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접수자 : 외국 체류경력(3개월 이상)이 있으면 차후에 그 나라에 입국할때 신분조회를 받을 우려가 있으니 각서쓰시고 바꾸실수 있습니다.
저 : 그래요? 호주에서 6개월 있었는데 어렵겠네요? 그런데 왜 각서까지 써야하죠?
접수자 : 한번 바꾼 영문이름은 다시 바꿀 수 없고요,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불이익은 감수하시겠다는 자필 서명입니다.
저 : 합법적인 국가가 저에게 해줘야 할 의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네요?(너가 원한거니깐 국가는 책임없으니깐, 다음에 딴소리 하지 마라. 뭐 이런 뜻을 담고 있더군요)
접수자 : .....

외교부까지도 통화를 했는데 결국 자필 각서가 없으면 안된다고 바꾸기를 원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네요..ㅎㅎ

영문이름이 성이기 때문에 아이들 성도 똑같이 해야 했습니다. 다르게 할때는 아이들과 외국 여행시 제가 아버지가 아닌 거죠?

바꿨습니다.
10년 채증이 풀이네요..ㅎㅎㅎ
그러나 느낀점은 이나라 정부는 나를 포기했다는 것이다.ㅎㅎㅎ

Posted by 우연과필연